1.  어느날 갑자기 종적을 감춰버린 가문. 그 진상은 다름아닌 세키가하라 가(家)의  언론조작으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채 몰락하게 된 것이었다.

2. 수 십년 전, 세키가하라 가(家)와 테치가와라 가(家)는 동등한 위치에 있던 대규모 경영 가문이었다. 세간 사람들에겐 꽤나 알려졌을 정도로 어느정도 명성을 떨쳤으며 가히 최고의 경영가문이라 하여도 모자라지 않았다. 허나 하늘아래 최고의 경영인이 둘 이상 존재해선 안되는 법. 두 가문은 서로를 뛰어넘어 정상이 되려고 치열하게 경쟁하였다.

3.  이 과정에서 세키가하라 가(家)는 부당한 방법을 택했다. 모든 대부호 가문에 밝은 면 만이 있진 않다고, 테치가와라 가(家)의 비리를 있는대로 모아 언론사에게 조작을 부탁해 팔아넘기는 것 이었다.

4. 그 중 가장 큰 비리는 후손 자살사건. 실제로는 1대 경영인의 뒤를 이을 후손이 지병으로 사망한 사건이지만 그 후손이 지속적인 상속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으로 위장해 언론에 퍼트려 테치가와라 가(家)가 수습하기도 전에 널리 퍼지게 만들었다. 그 결과, 테치가와라 가(家)는 모든 신용을 잃어 가문으로 향하는 지원이 전부 끊겼고, 가문을 유지해나갈 자산마저 불분명하게 되었다.

5.  결국 테치가와라 가(家)의 사회적 권한은 소실되었다. 언론 조작을 통해 물질적 증거도 남기지 않고 아예 묻어버리려는 세키가하라 가(家)의 의도를 알아챈 그의 아버지 테치가와라 미루모는 테치가와라 가(家)의 마지막 후계자인 나기사만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그를 고용인에게 지시해 몰래 가문과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빼돌렸다.

6. 가문이 몰락한 뒤, 10대라는 어린나이에 가족을 떠나 소수의 고용인과 지내던 나기사는 테치가와라 가(家)의 역사는 끝났지만 일족 한명만 무사하다면 형태가 바뀔지언정 이어나갈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가문을 되살리기 위해 세키가하라 가(家)의 고용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고, 세키가하라 가(家)를 조사해 가문의 후계자 세키가하라 하즈키가 지병을 앓는 다는 사실, 그가 머무는 병원의 위치를 알아냈다. 일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그가 병원을 나오는 시간을 분석해 병원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쓰러진 하즈키를 발견해 그를 구해줌으로 가문에 거둬졌기 때문이다.

7. 이후 나기사와 하즈키는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냈다. 결함 없이 상냥한 성품만을 가진 하즈키에게 어느정도 마음을 연 채 지내던 어느날,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제 주인이 얼마 살 날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겉으론 슬퍼했으나 그럼에도 가문에서 최상에 오르면 내 가문을 이을 수 있다. 오로지 이 생각 만으로 집사의 일에 전념해왔다. 그리고..드디어 모든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었을 때. 그는 하즈키가 죽게 될 경우 자신의 가문의 일원이 되는 상속권 서약을 체결했다. 그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게 되는건 시간문제.